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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단상

화급한 일과 중요한 일의 조화 - 한찬건 부회장

2024-06-17 조회수 : 1119

화급한 일과 중요한 일의 조화



어느새 한 해의 상반기를 마무리하면서 그간의 업무 성과를 평가하고 남은 하반기 목표 달성을 위한 경영 전략 회의가 금주 말로 다가왔습니다. 이때가 되면 벌써 한 해의 반이 흘러갔다는 생각에 어느 때보다 긴장됩니다. 

오랜 사회생활을 하면서 이러한 시기를 맞게 될 때마다 언제나 스스로 점검하는 것은 ‘급하게 서두르다가 중요한 것을 놓치지 않았는지’를 뒤돌아보는 것입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언제나 중요한 화두는 ‘화급한 일’과 ‘중요한 일’ 중 무엇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하는가일 것입니다. 자칫 이러한 고민조차 없는 사람은 방향감각 없이 분주하기만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분주하게 달리기만 하다 보면 때로는 화급한 일이 끼어들어 중요한 일이 뒤로 밀리는 것조차 의식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다양하고 많은 일을 신속히 처리해야 하는 회사 생활을 하는 우리에게도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가에 대한 선택은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중요성과 긴급성에 바탕을 두고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게 되면 상황에 따른 문제 해결 능력도 탄력을 받게 됩니다. 매일 주어진 업무를 정해진 시간 안에 완성해야 하는 우리에게 화급한 일과 중요한 일의 조화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문제는 올바른 것에 집중하고 있느냐는 것입니다. 우선순위에서 올바른 것에 집중하고 있는지의 여부를 알아보는 방법은 즉각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화급한 업무에만 집중하고 있는지, 아니면 중장기적인 성과를 기대하는 중요한 과제에도 시간과 에너지를 할애하고 있는지를 점검해 보는 것입니다.


우리 회사는 건설사업관리(PM)를 가장 기본업역으로 하고 있으며 건설 원가관리에 특화된 합자회사를 운영하고, 부동산개발 투자사업, 자산관리 운영사업, 건설시공.설계 사업, 에너지 컨설팅 사업 등을 국내와 해외에서 Portfolio를 구성하여 경영해 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업을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다루어야 하는 과제는 새로운 고객 개발과 프로젝트 수주를 위한 영업활동을 강화하는 것이며, 이뿐만 아니라 고객의 욕구에 부응하여 프로젝트를 위한 서비스를 문제없이 수행함과 동시에 회사의 Brand 홍보를 위한 활동, 내부 회계 관리, 인력관리 등 매일 같이 화급하게 처리해야 할 산재한 내용들일 것입니다.


그러나 눈앞에 직면한 화급한 일에만 집중하는 것이 정답은 아닐 것입니다. 

정부, 사회, 타 기업의 최고 인재들을 언제 만나고 어떻게 회사의 미래를 위해 최고의 재원을 확보할 통로를 개척할 것인지? 

언제 독자적인 연구개발 등에 투자해 현재의 영업 범위를 넘어 새로운 지평을 열어 장래의 유망한 새로운 고객들을 끌어들일 것인지?

빠르게 발전하는 Digital 시대 속에서 급속히 변하는 산업계의 상황에 발맞춰 미래 환경에 적합한 능력을 어떻게 키워나갈 것인지?.......

반드시 고민하고 집중해야 할 중요한 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도전들이 기업을 더욱 성장시키고 미래의 지속 가능성을 높일 것이 분명하다면 우리가 당면한 화급한 문제들에만 사로잡혀 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한 일에 집중하지 못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함에 공감하게 될 것입니다.

상반기 경영 목표 대비 성과가 좋았는지, 부족했는지를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미래를 위한 무엇인가를 계획하고 추진하고 있는가를 보아야 합니다. 하반기를 대비하여 우리 회사를 위해 집중해야 할 ‘중요한 일’에 대해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19세기 미국의 골드러시(Gold Rush) 시대에 정작 돈을 버는 사람들은 금광을 찾아 서부로 온 사람들이 아니라 이들에게 곡괭이와 삽, 그리고 청바지를 팔던 사람들이었다는 주식시장의 오랜 이야기가 오늘날 생성형 AI에 열광하는 사례에서도 적용되고 있습니다.

전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는 ‘20년 4,400억 달러에서 ’30년에 1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이며, 특히 AI 반도체가 시장의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AI 반도체 시장은 ‘22년까지만 해도 거의 비중이 제로(0%)수준이었으나 올해는 500억 달러를 넘어서고, ’27년에는 최대 4,400억 달러까지 급격하게 성장하여 전체 반도체 시장의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데 최근 3개월 동안은 엔비디아와 AMD 등 반도체 공급업체 주가 외에 반도체 장비 업체와 아메리칸일렉트릭파워(AEP)와 같은 전력회사를 포함한 유틸리티 업종 주가가 AI 테마를 등에 업고 강하게 오르면서 AI 열광의 숨은 수혜업종이란 화제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주식시장에서는 막대한 수요 전망이 돈 버는 회사에게 호재이지만, AI의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 이슈는 오랜 우려 대상입니다. 특히 생성형 AI 모델에 엄청난 양의 전산 능력과 전력이 필요하다는 점은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에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AI가 훈련하고 추론하는 장소인 데이터센터는 이미 ’23년 기준, 전 세계전력 소모량의 약1~2%를 차지하며 ‘26년까지 현재의 두배인 약 1,000TWh로 약 3~4% 비중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미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딩 서비스 제공업체들은 에너지 수요를 해결하기 위한 효율화 기술과 더불어 청정 재생에너지 지원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으며, 대형 공급업체들에게 ’30년까지 100% 무탄소 전기를 사용하도록 요구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혁신적인 AI 기술의 등장은 우리 사회에 막대한 이익을 가져다줄 것을 약속할 것입니다. 하지만 강력한 기술들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속 가능하고 친환경적인 방식을 찾아야 하는 것 또한 반드시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러한 세계적인 기술 발전과 연계하여 향후 전력과 환경 친화 관련 사업이 우리 회사에게 ‘중요한 일’로 예상됩니다. 우리 회사는 주력인 건축사업 위주의 건설사업관리 PM에 더하여 10여 년 전부터 에너지 발전사업 분야에 진출하기 시작하여 화석연료 발전사업 PM을 수행하였을 뿐 아니라 태양광, 육상 풍력 발전사업, 최근의 대형 해상 풍력 사업과 LNG 열병합 발전사업의 PM을 수주하여 에너지 발전 산업의 서비스용역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에 더하여 회사는 1년여 전 현 정부가 원전 사업을 재개하기로 한 정책 수립에 발맞추어 에너지 관련 PM 사업 확대를 위해 원전 사업과 양수 발전사업 PM에 참여할 계획을 갖고 신규 사업 진출을 위한 수주 전략을 다듬어 가고 있습니다. 금년에 공식적으로 조직한 원전 그룹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 기존 에너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사업조직과 통합하여 미래를 위한 중요한 에너지 환경 조직인 사업부로 운영할 필요성도 있다고 느낍니다.


우리 회사의 에너지 관련 사업은 최근까지 건축사업이 주도하는 분위기에서 서자 신세를 겪었다고도 할 수 있으나 포기하지 않고 미래의 전력 환경 변화를 예측하여 지속 유지, 개선하려는 노력이 있었습니다. 이것이 우리 회사에게는 화급한 일과 동시에 병행 추진해야 할 ‘중요한 일’, 성공적인 양손잡이 성장 전략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우리 회사 중심 사업의 한 축이 된 하이테크 사업도 반도체 산업의 성장을 예측하여 세계적인 반도체 생산기업이 되어있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같은 기업의 플랜트 건설 프로젝트에의 참여를 당시 ‘중요한 일’로 선정하고 양손잡이 성장 전략으로 꾸준히 노력한 결과의 산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제 현재의 세계가 추구하고 있는 미래 사업 중 하나인 바이오산업에 또한 신경을 써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회사는 내부 젊은 인력 위주로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사업을 개척하고자 년 초에 미래사업팀을 조직하였으나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태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젊은 조직 미래사업팀과 바이오사업 진출을 연계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일’ 양손잡이 성장 전략을 고려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합니다.


글로벌사업부는 최근 국내 그룹 기업 중 사업 실적이 없었던 LS전선과 미국. 영국 해저 고압 케이블 생산공장 투자사업의 신규 PM 수주를 위하여 부단히 노력 중으로 전력 관련 기존 주력 산업을 강화하는 동시에 양손잡이 전략으로 CFE(탄소 배출 없는 전력)와 최근의 대세인 배,전,반(배터리,전기차,반도체)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자 하는 LS그룹과 글로벌 확장을 위한 유사한 사업 영역에서 협력을 강화하고자 합니다.


과거 대우그룹의 김우중 회장께서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고 하셨습니다. 

근래의 과학 기술 발달에 따라 우리가 ‘중요한 일’로 판단하고 새로운 성장 전략으로 고려해야 할 영역은 지속적으로 생성되고 있습니다.

하반기를 준비하는 이 시기에 우리 회사와 각자가 속한 조직에서의 ‘화급한 일’, 그리고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는 ‘중요한 일’을 점검할 뿐 아니라 우리 각자의 개인적인 삶의 영역에서도 화급하고 중요한 일은 무엇인지 점검하여 기대했던 열매들을 거두시길 바랍니다. 상반기 지나온 시간들을 구체적으로 점검하고 평가하다 보면 앞으로 남은 반년의 삶을 훨씬 가치있고 의미있게 만들어 줄 동력을 얻게 될 것입니다.

눈앞에 직면한 다급한 일들을 처리하느라 분주한 삶에 익숙해졌다면 그 소용돌이 속에서 정작 놓쳐버린 중요한 일은 없었는지 나 자신에게 묻고 답을 듣는 삶의 여유를 가져 봤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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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에 꿈꾸는 사람


                        이 채


사는 일이 너무 바빠

봄이 간 후에야 봄이 온 줄 알았네

청춘도 이와 같아

꽃만 꽃이 아니고

나 또한 꽃이었음을

젊음이 지난 후에야 젊음인 줄 알았네


인생이 길다 한들

천년만년 살 것이며

인생이 짧다 한들

가는 세월 어찌 막으리


봄은 늦고 여름은 이른

6월 같은 사람들아

피고 지는 이치가 어디 꽃뿐이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