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단상
올림픽과 전문가
지난 7월26일부터 시작한 파리올림픽이 8월 11일 그 막을 내렸습니다. 총 206개국의 10,500여명 32개 종목에 참가하여 저마다 4년간 갈고 닦은 기량을 발휘하며 세계인들에게 이런저런 감동과 재미를 선사하였습니다.
근대올림픽의 창시자인 피에르 쿠베르탱(Pierre Coubertin)이 말한 “올림픽 대회의 의의는 승리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참가하는 데 있으며, 인간에게 중요한 것은 성공보다 노력하는 것이다”라는 올림픽 강령과는 다르게 최근에는 올림픽이 국력을 과시하는 무대로 변하면서 국가간의 메달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고 각국은 메달을 하나라도 더 획득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22개 종목에 대표 144명이 출전하였습니다. 당초 목표로 하였던 금메달 5-6개, 메달 순위 15위를 훌쩍 뛰어넘어 금메달 13개(총 메달 32개), 메달 순위 8위를 달성하는 예상외의 좋은 성과를 거두었고 그중에서도 양궁은 5개의 금메달을 전부 싹쓸이하고 여자단체전 10연패, 남자 단체전 3연패라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우리나라 양궁이 탁월한 성과를 내는 가장 큰 이유중 하나가 공정한 대표 선발이라고 하는 것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는 사실입니다. 다른 스포츠와 달리 양궁 국가대표는 학연과 지연 등 파벌로 인한 불합리한 관행이 전혀 없고 이전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낸 선수에 대한 전관예우도 없이, 매번 모두에게 공정한 기회를 부여하여 철저하게 경쟁을 통한 실력만으로 선발된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직전 대회인 도쿄올림픽의 양궁대표로 선발되어 3관왕까지 했던 안산 선수가 이번 파리올림픽 대표선발전에서 부진한 성적을 보여 대표가 되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실력 위주의 공정한 선발절차에 따른 결과이다 보니 이에 대해 누구도 불만이나 문제를 제기하지도 않는 것 같습니다.
양궁이 올림픽에서 그 성과로 입증했듯이 조직원에게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고 평가와 대우를 공정하게 한다면 조직내 불협화, 갈등, 불만, 비효율 등의 많은 부분이 줄어 들 것이고 조직원들이 업무와 관계없는 불필요한 일에 신경쓰지 않고 자신의 실력 향상에 집중하고 본연의 역할에 몰입하게 됨으로써 개인의 전문성과 함께 조직생산성도 크게 향상될 것입니다.
문제는 조직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공정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하고 공정한 평가를 위해서는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개인 평가항목과 목표가 정립되어야 하며 그에 따라 성과를 공정하게 평가하는 조직문화가 확립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양궁과 같은 경우 선발전을 통해 객관적이고 공정한 개인평가가 가능하지만, 회사는 개인에 대한 목표 설정과 평가 프로세스가 제대로 정비되어 있지 않으면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우리회사는 지난해부터 개인성과를 절대평가로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평가의 관대화 현상이나 왜곡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개인 목표를 제대로 설정하는 것이 더더욱 요구되는 상황입니다.
올림픽 국가대표로 선발된 선수는 그 종목에 있어서 가장 탁월한 실력을 갖춘 전문가중 한 명으로, 누구보다도 많은 훈련과 연습을 통해 전문가의 경지에 다다랐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잘 알고 계시겠지만,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1만시간 정도의 연습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소위 1만시간의 법칙이라는 것인데, 이는 1993년 미국 콜로라도 대학교의 심리학자 안데르스 에릭손(K. Anders Ericsson)이 발표한 논문에서 처음 등장한 개념으로, 그는 아마추어 피아니스트와 프로 피아니스트를 비교해 본 결과, 아마추어들은 어릴 때 일주일에 세 시간 이상 연습하지 않아 스무 살이 되어서도 2,000시간 정도 연습한 것으로 나타난 반면, 프로는 스무 살이 될 때까지 매년 연습시간을 꾸준히 늘려 1만시간에 도달했다는 것이며, 어느 분야에서든지 세계 수준의 전문가가 되려면 최소 1만시간의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안데르스 에릭손은 단순히 1만시간을 연습하면 되는 게 아니라 의도적인 연습(deliberate practice)을 해야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펜실베니아 주립대학교 안젤라 리 덕워스(Angela Lee Duckworth) 박사는 의도적인 연습은 단순히 습관적으로 노력하는 게 아니라 매 순간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노력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의도적인 연습은 분명한 목표가 있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체계를 갖춘 연습으로, 일반적인 연습이 특별한 고민없이 단순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는데 반해, 의도적인 연습은 분명한 연습 의도와 실력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구체적인 목표를 갖고 수행되는 것이며 의도적인 연습과 일반적인 연습과의 결정적인 차이는 피드백이라고 합니다.
측정과 코치를 통한 피드백은 자신의 현재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명확히 하며, 지속적으로 개선 발전해 갈 수 있도록 해 주기 때문에 의도적인 연습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피드백은 필수적이라는 것입니다.
아무 생각없이 반복하는 연습은 의도적인 연습에서 가장 금기시되는 것이라 합니다. 같은 연습을 반복하다 보면 실력이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실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습관을 강화시키고 있을 뿐이라는 것입니다. 이는 마치 골프 연습을 할 때 잘못된 스윙을 교정하지 않은 채 반복적으로 연습하여 잘못된 스윙이 몸에 더욱더 배게해서 연습을 하면 할수록 점점 더 제대로 된 스윙을 할 수 없게 만들고 그만큼 더 전문가의 길에서 멀어지게 하는 것과 같다고 할 것입니다.
우리는 매일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업무의 목표를 생각하며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를 통해 전문성을 키우고 있습니다. 마치 스포츠선수가 매일 연습하는 것처럼. 그런데 10년 이상 회사 생활을 하고도 아직 전문가라는 생각이 들지 않거나 전문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면, 한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내가 의도적인 연습처럼 일을 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일반적인 연습처럼 일을 하고 있는 것인지… 어쩌면 일반적인 연습처럼 습관적으로 반복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이전에 하던 방식대로 아무 생각없이 업무를 수행하는 것에서 벗어나 무언가 개선하기 위해 혹은 성과를 제고하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지를 고민하면서 일하고 본인의 일하는 방식이나 능력에 대해 피드백을 받아 개선해가는 노력, 매 순간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상사나 전문가로부터의 피드백을 두려워 하지 말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요청하고, 피드백을 받아들여 개선해 가려는 열린 자세와 마음가짐을 가져야 전문가로의 지름길이 열릴 것입니다.
우리회사는 전문가 집단입니다. 우리는 건설산업의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고객과 시공사를 리드할 수 있는 전문성을 축적하고 활용하여야 하겠습니다.
폭염속에 코로나가 다시 유행한다고 합니다. 모두들 건강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8월에는
-최홍윤-
봄날에 서늘하게 타던 농심農心이 이제
팔 부 능선을 넘어서고 있다
된더위 만나 허우적거리지만
기찻길 옆엔 선홍빛 옥수수
간이역에 넉넉히 핀 백일홍
모두가 꿈을 이루는 8월이다
숨 가쁘게 달려온
또 한해의 지난날들
앳되게 보이던 저어새의 부리도 검어지는데
홀로 안간힘으로 세월이 멈추겠는가
목 백일홍 꽃이 지고
풀벌레 소리 맑아지면은 여름은 금세
빛 바랜 추억의 한 페이지로 넘어가고 마는 것
우리가 허겁지겁 사는 동안
오곡백과는 저마다 숨은 자리에서
이슬과 볕, 바람으로 살을 붙이고
가을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
단지, 그 은공을 모르고
비를 나무라며 바람을 탓했던 우리
그리 먼 곳보다는
살아 있음에 고마울 뿐이고
살아간다는 것이 가슴 벅찬 일인데
어디로 가고
무엇이 되고 무슨 일보다,
8월에는 심장의 차분한 박동
감사하는 마음 하나로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