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과 토론

CEO 단상

고객은 누구를 선택하는가

2025-03-04 조회수 : 888

구성원 여러분


한찬건 부회장의 단상을 등재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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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은 누구를 선택하는가


을사년(乙巳年) ‘뱀이 푸른 산에 이르자 초목이 새로워지다(蛇到靑山草木新)’라는 말처럼 유난히 추웠던 겨울이 드디어 입춘, 우수를 지나 경칩을 코앞에 두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마음으로 한해를 계획하고 시작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분기의 마지막 달에 이르렀습니다. 농경 시대와는 다른 초스피드 AI 시대에, 우리와 같은 사업의 한 해 농사는 첫 분기가 매우 중요한데 구성원들의 모든 사업 계획이 뜻한 바대로 순항하고 있는지 점검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금년 CES 2025의 Keynote는 ‘AI 기반 업무 생산성 향상’과 ‘AI 기반 고객가치 혁신’이었는데, AI 혁신을 향한 방향을 총체적으로 해석하면, 산업 생태계가 산업의 성격이 아니라 사용자의 니즈 중심으로 재구성되어 간다는 것입니다.

건설 엔지니어링산업 측면에서 보면, AI는 건설 밸류체인에 영향을 줄 것이며, 솔루션 개발을 가속화하고 프로세스를 혁신함으로써 AEC/O 기술환경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에 따라 일부 기존 기술들은 와해(Disruption) 리스크에 처할 수도 있습니다.


AI 기술로 포트폴리오 및 컨셉(복잡한 엔지니어링 설계 생성, 건축설계 컨셉 도출) 단계에서는 80%, 설계 및 엔지니어링(도면 및 시방서 자동화, 워크플로우 자동화, 생성형 설계 및 엔지니어링) 단계에서는 30~50%, 시공전(시공일정 최적화, 공급사 입찰 사전심사 자동화, 정확한 자재 청구서 작성, RFP 자동 완성) 단계에서는 90%, 시공 및 시운전(안전이슈 식별, 설계 vs 실제 비교, 자원 최적화, 현장분석 및 모니터링) 단계에서는 20~30%의 Impact를 줄 것으로 예측됩니다. (Mckinsey)


이와 같이 세상은 AI 기술로 인한 큰 변화가 예상되고 있지만 국내 건설 산업은 민간 투자가 매우 부진할 뿐 아니라, 트럼프 2기 정부의 관세 부과 확대 등 자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인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신규 프로젝트 수주 및 기존 프로젝트의 Risk 관리에 경고등이 켜지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차별화를 통한 양질의 수주 확보를 위한 최선의 방법이 필요합니다,


학창 시절, 실컷 놀다가 오랜만에 공부 좀 하려고 책상 앞에 앉았을 때 “공부 안 하니?”라는 부모님의 잔소리에 갑자기 책을 덮어 버리고 “내가 알아서 할 거예요”라고 반항한 경험이 한번쯤은 있지 않을까 합니다.

왜일까요? ‘하던 짓도 멍석 깔아주면 안 한다’는 우리 속담이 그 속내를 잘 설명해 줍니다. 다른 동물들과 달리 사람에겐 남이 “하라”고 하면 오히려 하기 싫어지는 이상한 속성이 있습니다.


인간의 행동이론 유형을 보면 보상이나 처벌과 같은 외적인 수단에 의해 행동을 강화할 수 있다는 ‘행동주의 이론’과 자신의 흥미나 즐거움과 같은 내적 충족감이 행동의 동기가 된다는 ‘내적 동기 이론’으로 구분됩니다. 

그런데 내재적 동기에 의해 반응하는 사람은 흥미와 호기심 성취감 만족감 등에서 행동이 유발되기 때문에 강한 지속력을 가지는 효과가 있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내적 동기는 보상이 외부로부터 주어졌을 때 오히려 억제된다고 합니다.

어린아이들이 새로운 것을 알아가면서 느끼는 성취감에 만족해 할 때 아는 것에 대해 시험을 보고 점수를 매기기 시작하면 흥미와 즐거움은 사라지고 의무감에 눌려 싫증을 내면서 내적 동기는 사라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 속담 ‘멍석이론(?)’과 같은 이치인 듯합니다.


이런 이론을 적용해 보면 상대를 내편으로 만들기 위한 설득은 조심스럽습니다. 설득하려고 접근하면 나도 모르게 강요하는 자세를 취하게 됩니다.

고객이 스스로 “선택”했다고 느끼게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점은 발주자들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수주영업 담당자들이 고민해야 할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어떻게 하면 고객인 발주자가 상대방의 설득에 넘어갔다는 수동적 감정이 아닌 자기 주관으로 “선택”했다는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의식을 가지게 할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한 답은 바로 ‘질문’ 활용법 입니다. 고객의 관심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질문을 통해 고객 스스로 답을 찾게 하는 것입니다.

중요한 건 “어떤 질문”을 하느냐 입니다.

첫 번 째 바람직한 질문은 ‘상황 질문’입니다. 어떤 고객에게도 모두 해당되는 일반적인 질문은 고객이 귀담아 듣지 않습니다. 해당 고객의 상황에 맞는 맞춤형 질문이 필요합니다. 세일즈 현장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할 수만 있다면 고객과의 만남 이전에 고객이 처한 상황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필요합니다. 상대방의 니즈를 이미 파악한 질문은 공감과 관심을 유발시키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고객은 기존에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을 깨는 질문을 들으면 집중합니다.


단순한 제품을 구매하는 현장에서도 상황질문은 매우 효과적으로 활용 됩니다. 제품을 구매하려는 고객은 이미 자신의 힘으로 수집한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예상과 반대되는 ‘역발상 질문’을 들을 때 강한 호기심을 보입니다.

예를 들어 ‘마시지 체어’를 소개할 때, “이 기계는 최신 기능이 가장 많이 장착되어 있습니다”라는 설명보다는 “혹시 마시지 체어를 잘못 사용하면 오히려 우리 몸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처럼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흔하고 일반적인 설명보다는 잘 모르던 정보를 던지는 역발상 질문에 집중한다는 것입니다. 

고객의 니즈와 관심사를 탐색할 수 있는 첫 단계가 상황질문의 단계입니다. 고객의 호기심을 자극하여 자연스럽게 대화하며 편안하게 반응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편안한 대화에서 상호간 신뢰가 형성될 수 있습니다.


둘째 ‘문제 질문’을 해야 합니다. 현재 상황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 불편함 등의 문제점들을 상대방이 스스로 말하도록 유도하는 질문입니다.

이 때 필요한 것은 고객이 어떠한 불편과 어려움에 처해 있는지를 예측하고 거기에 맞는 솔루션을 제시할 다양성 옵션을 미리 장착하는 것입니다.

고객의 입장에서 다양한 각도로 문제를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문제 질문’의 핵심입니다. ‘상황질문’ 단계에서 보여준 고객의 반응과 관심에 연결하여 문제 질문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그 다음은 발주 의욕을 끌어 올리는 ‘동기 질문’이 필요합니다.

다양한 관점에서 문제를 느꼈다 하더라도 “그 정도는 견딜 수 있다”고 판단하면 고객의 최종 발주 결정을 이끌어 내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설명해 문제 강도를 높이면 발주 판단을 할 확률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고객의 동기를 끌어 올리는 방법에는 ‘접근 동기’와 ‘회피 동기’가 있습니다. ‘접근 동기’는 “이번 시험 잘 보면 용돈을 더 줄게”라는 식으로 자신의 결정에 동기를 부여하는 접근방법 입니다. 반대로 ‘회피 동기’는 “시험 잘 못 보면 용돈을 깍는다”는 접근으로 그런 상황을 회피하기 위해 열심을 내게 만드는 동기 부여 방법입니다.

우리의 현장 상황에 적용해 본다면, 우리를 선택할 경우 어떤 혜택과 이익을 얻게 될 것인지를, 아니면 선택을 회피할 경우 어떤 혜택을 잃거나 아쉬움이 남을 것인지를 충분히 알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동기 질문을 활용해야 합니다

물론 제공하는 서비스가 어떤 특성인지, 발주자의 성향이 어떠한지에 따라 거기에 맞는 접근 방법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어떤 방법이든 상대의 동기를 극대화시키는 질문이 필요하며, 우리의 설득이 아닌 발주자 스스로 니즈를 말하고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질문 스킬의 핵심입니다.

질문 스킬에서 주의할 점은 너무 많은 질문은 고객을 피로하게 만든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짧고 강한 질문 하나가 긴 설명보다 효과적일 수 있고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습니다.


요즘 마켓팅 시장에서 흔히 하는 말 중에 ‘고객 서비스는 임영웅처럼 하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고 합니다.

작년 봄,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있었던 가수 ‘임영웅’의 콘서트 후에 들리는 이야기입니다. 대형 콘서트를 통해 그가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여타 가수들에 뒤지지 않는 그의 탁월한 노래 실력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관객을 향한 그의 배려심과 그들에게 준 감동, 즉 고객서비스 때문입니다.

화려한 무대와 볼거리도 흥미로웠지만 관객들이 두고두고 열광하는 이유는 자신의 팬들을 사랑하는 세심한 배려와 그의 진정성에 감동했기 때문입니다. 그라운드 잔디를 보호하기 위해 돌출무대를 설치하고 관객석 배치를 신경쓰고, 거대한 공연장에서 관객들이 쉽게 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티켓 색상별로 안내선의 색깔까지 맞추라는 그의 세심한 요청에 행사요원들의 찬사가 계속 이어졌다고 합니다. 노년층을 위한 쿨링존을 설치하고 몸이 불편한 팬들을 업어서 이동하는 등... 다양한 칭찬들이 행사가 끝난 후에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립니다.

단순히 한사람 가수의 콘서트를 넘어 ‘임영웅’이 보여준 ‘고객서비스’는 차별화된 노래실력과 기존의 그가 지닌 긍정적 이미지를 초월해 임영웅이라는 브랜드 신뢰도가 다시 한번 폭발적으로 상승하는 시너지를 만들어 냈습니다.

가히 ‘고객서비스는 임영웅처럼 하라’는 말이 깊이 있게 다가옵니다.


‘임영웅표 고객서비스’는 끊임없이 고객을 발굴하고 관리해야 하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습니다.

고객을 위한 세심한 배려와 맞춤형 서비스는 단순한 친절을 넘어 감동으로 연결되어 한 번의 인연으로 끝나지 않고 오래오래 기억에 남게 됩니다.

고객 감동은 고객의 자발적인 홍보와 참여의 열매를 맺게 되고 그 경험은 자연스럽게 다른 고객들과 공유하는 생산적인 결과로 이어집니다.

이는 결국 브랜드의 신뢰도와 충성도를 높여주는 중요한 자산이 됩니다.


건설 엔지니어링산업 현장에 있는 우리에게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한 미래가 어느 때보다 어둡게 놓여져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목표를 향해 꾸준하고 성실하게 걸어가다 보면 안개는 걷히고 환한 길이 나타날 것이라 믿습니다.

어느 곳보다 먼저 고객이 일을 맡기고 싶어하는 Consultant 업계의 Mckinsey, Law Firm 중의 Kim & Chang 같은 한미글로벌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이를 위해 구성원 모두 소망을 잃지 말고 힘을 모아 정진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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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에


                      이 해인



단말머리 소녀가

웃으며 건네준 한 장의 꽃봉투


새봄의 봉투를 열면

그 애의 눈빛처럼

가슴으로 쏟아져오는 소망의 씨앗들


가을에 만날

한 송이 꽃과의 약속을 위해

따뜻한 두 손으로 흙을 만지는 3월


나는 누군가를 흔드는

새벽바람이고 싶다


시들지 않는 언어를 그의 가슴에 꽂는

연두색 바람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