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단상
새로운 큰 도약을 위해서
희망보다는 불안과 혼돈으로 한 해가 시작되었습니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슬기롭게 잘 헤쳐 나가야겠습니다. 이제 1년 반 남짓한 시간이 지나면 창립 30주년을 맞이하게 됩니다. 한국기업의 평균수명이 12세이고 상장사는 23.8세인 현실에서 당사는 창립 후 지속적으로 이익을 내면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어 왔습니다. 대단한 결과이고 마음껏 자축해도 넘치지 않을 경사입니다. 바야흐로 장수기업의 대열에 들어섰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수많은 도전 속에서도 글로벌비지니스의 확고한 기반구축, 국내외 그룹사의 성장, 부동산 개발 및 금융업 진출 등 다양한 사업성과를 이루어 냈습니다. 이러한 성장의 바탕에는 구성원 모두의 사명감과 열정, 도전적인 사고, 철저한 고객지향주의, 확고한 윤리경영, 부정행위 근절, 구성원 행복경영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성장가도를 위협하는 약점도 많습니다. 오랜 기간 성장에 따른 자만감, 지나친 배려에서 오는 무비판, 변화를 두려워하고 현실에 안주하고자 하는 무사안일, 탁월한 인재의 절대적 부족, 경직된 조직문화, 스텝조직들의 전문성부족 등을 들 수 있습니다. 가장 가슴 아픈 것은 우리 업이 독보적인 아성을 지켜내지 못하고 후발 주자들로부터 거센 추격을 받아 거의 대등한 수준에 가까워졌다는 것입니다. 확실한 차별화 없이 계속 방치할 경우 30여년간 이어 온 고도 성장이 한 순간에 무너지고 매출, 이익이 전년도에 비해 역성장하는 현실이 올 수 있습니다. 무한경쟁의 치열한 기업세계에서 영원한 것은 절대로 있을 수 없습니다. 花無十日紅이고 權不十年입니다.
지금의 성장세가 이어지면 3년내 매출 1조, 이익 1천억 시대가 열립니다. 지금부터는 30주년을 넘어 50년, 100년 초장수기업을 목표로 뛰어야 합니다. 분명 어렵고 도전적인 과제입니다. 조직, 시스템, 기업문화, 일하는 방식, 리더십에 대한 전면적인 변화와 혁신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합니다.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하여야 합니다.
“끊임없는 변신 속에서 질적성장 추구” 를 장수기업의 비밀로 꼽는 사람이 많습니다. 단기간의 매출/이익 극대화 보다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는 제품/비즈니스에 선택과 집중을 장기간에 걸쳐 추진하여 경기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사업포트폴리오를 구축하여야 합니다. 사업구조 Transformation은 최대한 선제적으로 추진함과 동시에 수익성 악화 사업은 과감히 조기 아웃을 시켜야 합니다. 사업구조의 변화속에서도 기업의 존재이유가 되는 핵심가치는 굳건히 지켜져야 합니다. Risk관리, 자금운영, 투자분야는 최대한 보수적인 의사결정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윤리, 정직, 안전에서는 타협 없는 원칙이 준수되어야 합니다. 외부의 변화보다 더 빨리 우리가 선제적이고 자발적인 변화를 하여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중점을 두어야 할 첫 번째 과제는 ‘미래에 대한 준비‘입니다. 순간의 성과에 집중하느라 장기적인 비전이 도외시되는 것은 우리의 미래를 포기하는 가장 큰 Risk 가 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결정의 순간에는 숲을 보는 시각에 더 우선순위를 두어야 합니다. 각 사업부에서는 1년간의 매출, 이익에만 치우치지 말고, 미래세대를 위한 먹거리를 준비하는 상설 조직을 구성하여 혁신적인 상품, 비즈니스, 운영방안을 꾸준히 개발하여야 합니다. 지원 조직에서도 기존의 일하는 방식을 계속하기 보다는 더 나은 효율적인 방법을 연구하여 회사 성장에 맞는 시스템과 제도를 준비하여야 합니다.
둘째로, 혁신문화입니다. 편하고 안정된 기존의 시스템에서 벗어나 각 구성원이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인식하고,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려는 건강하고 활기찬 조직으로 변모되어야 합니다. 건설적인 논쟁을 통해 개선점과 발전 방향을 늘 고민하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조직은 더욱 단단해질 수 있습니다. 내외부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실패를 포용하는 문화를 통해 혁신의 분위기가 사내에 가득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세번째로 권한의 위임입니다. 프로가 해야 할 일을 매니저가 하고, 매니저가 해야 할 일을 이사가 하는 조직은 죽어가는 조직입니다. 이러한 업무분위기에서는 조직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위치와 직위에 맞는 적절한 일을 하도록 하여야 합니다. 업무의 질을 높이는 능동적인 업무 환경을 조성하여야 합니다. 효율적인 업무 분담은 조직의 성장과 직결되며, 이는 결국 개개인의 발전과 직장내 만족감, 행복감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우리 구성원에게는 한 단계 높은 직급의 업무도 거뜬히 수행해 낼 수 있는 충분하고도 넘치는 역량이 있습니다. 좀 서툴더라도 믿고 맡기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면 생각 이상의 결과를 반드시 이루어 낼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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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김용택
강물을 따라 걸을 때 강물은 나에게 이렇게 말했네
인생은 이렇게 흐르는 거야 너도 나처럼 흘러봐
하얗게 피어 있는 억새 곁을 지날 때 억새는 이렇게 말했네
너도 나처럼 이렇게 흔들려봐 인생은 이렇게 흔들리는 거야
연보라 색 구절초 꽃 곁을 지날 때 구절초 꽃은 이렇게 말했네
인생은 한번 피었다 지는 꽃이야 너도 이렇게 꽃 피어봐
커다란 느티나무 아래를 지날 때 느티나무는 이렇게 말했네
인생은 이렇게 뿌리를 내리고 그 자리에서 사는 거야 너도 뿌리를 내려봐
하늘에 떠 있는 구름 밑을 지날 때 구름은 이렇게 말했네
인생은 이렇게 허공을 떠도는 거야 너도 그렇게 정처 없이 떠돌아봐
내 평생 산 곁을 지나다녔네
산은 말이 없었네
산은,
지금까지 한마디 말이 없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