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원 여러분
한미글로벌 E&C 박철대표의 단상을 등재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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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온 AI
2016년 3월, 광화문 인근에 새로 오픈한 포 시즌스 호텔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었습니다. 이 호텔에 마련된 특별 대국장에서 구글의 AI(Artificial Intelligence,인공지능) 바둑프로그램인 알파고(Alpha Go)와 한국의 천재기사 이세돌 간에 5번에 걸친 바둑 대결이 펼쳐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AI와 인간의 대결로도 묘사된 승부는 1 대 4로 이세돌이 알파고에 완패하고 맙니다. 그 당시 인간 대표 이세돌이 알파고에 세 번을 연속 지고 나서 한 번만이라도 알파고를 꺾어 주기를 바랬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가로세로 19줄, 361개의 점으로 이뤄진 바둑 경기에는 10의 360제곱이라는 천문학적인 경우의 수가 있다고 합니다. 아무리 뛰어난 성능을 가진 컴퓨터라 하더라도 이 모든 경우를 계산해 최적의 수를 찾는 게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직관의 영역을 컴퓨터가 마스터하기는 어려운 게임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하지만 알파고는 딥 러닝(Deep Learning)을 통해 스스로 학습하여 이세돌을 넘어섰습니다. 마치 현실과 미래가 한 장소에서 교차하는 듯 했던 이달의 사건은 아직은 낯설었던 AI의 세계에 이미 우리가 살고 있음을 깊게 느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7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AI는 이제 우리 일상의 많은 영역에 알게 모르게 파고들어 일반적인 기술이 되었습니다. 스마트크루즈의 자율주행, 쇼핑사이트의 추천알고리즘, 챗봇서비스 등은 이제 우리 일상에서 매일 접하는 AI 기술이 되었으며, 헬스케어, 금융, 물류, 마케팅, 법률 등 거의 모든 산업분야에서 빅데이터와 결합한 AI 융합기술을 활용하여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새해 벽두부터 ‘ChatGPT(챗GPT)’가 새로운 화제가 되었습니다. ‘ChatGPT’는 일론 머스크 등이 참여해서 창설한 인공지능연구소 오픈에이아이(OpenAI)가 지난해 11월30일 선보인 AI챗봇으로 ‘Chat’은 대화를 ‘GPT’는 사전 훈련된 생성변환기(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라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대량의 데이터를 학습해 마치 사람처럼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도록 설계된 초거대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사용자가 건넨 질문에 대화하듯 답을 생성해 내놓는 서비스입니다. 공개한 지 5일만에 가입자가 100만명을 넘었는데, 넷플릭스는 3년 반, 트위터 2년, 페이스북 10개월, 인스타그램은 2달 반이 걸려 이용자수 100만명을 넘겼다고 하니 그 어떤 서비스보다 압도적인 속도입니다. 두 달 만에 이용자수가 2억명이 넘어 서자 ‘오픈에이아이’는 월 20달러의 구독서비스인 ‘ChatGPT plus’를 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피할 수 없는 거대한 물결이 몰려오는 것 같습니다.
인간처럼 생각하는 AI와 인간이 함께 공존하는 시대는 이제 현실이 되었습니다. 인공지능은 갈수록 강력해지고 편리해져서 인간의 작업과 구별되지 않을 결과물을 만들어 낼 것이며, 이 때문에 표절, 대필, 결과물의 신뢰성 문제, 저작권 문제가 큰 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수 많은 콘텐츠 창작자들의 창작물은 거대한 빅데이터 속에 섞여 들어가고, ChatGPT와 같은 AI는 이런 빅데이터를 학습해서 인간의 요구에 따라 출처를 표시하지 않고 사업계획서, 보고서 같은 업무용 문서만이 아니라 시, 소설과 같은 문학작품들도 만들어 내는 세상이 열린 것입니다.
4차산업시대를 상징하는 대표 키워드를 ‘초연결’, ‘초지능’, ‘초융합’ 으로 정의하는데, 똑똑한 AI들은 세상의 모든 것들을 네트워크화 하여 초연결사회로 만들고 있습니다. 이제 인간에게는 스마트한 AI라도 감히 흉내 낼 수 없는 새로운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결국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고유한 영역이 더 가치 있고 중요해지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것에 대한 힌트를 미국의 미래학자 대니얼 핑크(Daniel H. Pink)의 저서 ‘새로운 미래가 온다’에서 찾아봅니다. 책에서 그는 “지금 세계는 정보시대에서 개념시대로 변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지식근로자의 사회에서 컨셉과 공감의 사회로 변화하고 있고 논리적, 분석적 능력 대신 창조적, 개념적, 관계적 능력이 요구된다고 하면서 그는 개념시대를 ‘하이 컨셉’, ‘하이 터치’의 시대라고 명명했습니다. 하이 컨셉은 패턴과 기회를 감지하고 예술적 미와 감정의 아름다움을 창조해내며 훌륭한 이야기를 창출하고 언뜻 관계가 없어 보이는 아이디어를 결합해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는 능력이며, 하이 터치는 다른 사람과 공감하고 미묘한 인간관계를 잘 다루며 자신과 다른 사람의 즐거움을 잘 유도해 내고, 목적과 의미를 발견해 이를 추구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했습니다. 그러면서 미래인재가 갖춰야 할 6가지로 ‘스토리, 디자인, 놀이, 공감, 의미, 조화’를 제시하였습니다.
어쩌면 한미글로벌그룹의 각 업역에서 진행하는 서비스와 업무에도 꼭 필요한 것이 하이 컨셉과 하이 터치가 아닐까 합니다. 서서히 인간과 같아지려 하는 AI를 한 수 위의 시각에서 바라보며 AI를 우리의 경쟁자가 아니라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한 혁신의 도구로 적극 활용하는 창조적이며 감각적인 지혜는 인간만이 갖출 수 있을 것입니다. 14세기 말의 르네상스는 신의 세계에서 인간으로 포커스를 옮겼다면, 이제는 AI로 대표되는 디지털세계에서 진짜 인간의 영역으로 포커싱하는 신 르네상스가 필요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봄의 길목 3월입니다. 이 즈음의 날씨를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이라 느끼는 사람 감성을 AI는 앞으로 당분간은 알 수 없기를 바래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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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길
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떨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