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원 여러분
한찬건 부회장의 단상을 등재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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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의 핵심, 주인의식
기업이란 사람들이 모여 협력하여 목적한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이윤을 추구하는 조직이다.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아무리 좋은 경영 방법과 시스템을 구축한다 해도 결국 조직의 핵심은 사람이다.소비자가 변하고 시장도 변하고 기업 환경이 변할수록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을 우리 모두 실감한다. 구성원 개개인의 탁월한 성취열정과 도전정신을 넘어 우리 모두가 자발적인 주인의식을 가져야 할 이유이다. 기술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지만 기업의 변화를 주도하고 시장을 선도할 창의력은 구성원 각자의 능력과 자세에서 비롯된다. 사람이 기업을 움직이는 원동력이자 기업의 가장 큰 자산이기 때문이다.
‘상즉인 인즉상(商卽人 人卽商)'- 장사는 곧 사람이고 사람이 곧 장사다‘ 소설가 최인호의 소설 ‘상도(商道)'에 나오는 말로, 조선 후기 최고의 거상(巨商) 임상옥(林尙沃)이 남긴 말이다. 장사는 이익을 남기는 것 뿐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것이라는 심오한 의미를 내포하는 말이다. 4차 산업 혁명시대도 역시 사람이 경쟁력의 원천이 되는 시대이다. 리더 혼자 북 치고 장구 치고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다. 아무리 리더의 능력이 탁월해도 혼자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은 10할 중 1.2할도 되지 않는다. 나머지 8.9할은 구성원의 힘이 모아져야 가능하다. 같은 뜻을 품고 같은 방향으로 달려갈 준비가 된 사람, 자발적 주인의식을 가진 구성원 한사람 한사람이 필요한 시대다.
우리 속담에 ‘하던 짓도 멍석 깔아주면 안 한다'는 말이 있다. 평소에 혼자서 잘 하던 일도 막상 자리를 만들어 기회가 주어지면 더 이상 할 수도 없고 하기도 싫어지는 상황을 빗대어 하는 말인 듯하다. 이 또한 주인의식이 결여된 모습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오너십이 충만하면 어떤 상황이 돼도 환경을 탓하지 않고 목적을 이루고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게 된다. 흙바닥이든 멍석이든 자리 탓을 하지 않는다. 엑스트라든 주인공이든 상황보다 목표에 집중한다는 얘기다. 주인의식이 있고 없음이 만들어내는 결과로 볼 수 있다.
주인의식이란 어떤 일이든 자기 일처럼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이끌어가는 마음가짐을 뜻한다. 달리 말하면 주인이든 아니든 주인처럼 일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어떤 일이든 회사에 도움이 되는 일을 찾아내서 스스로 일하는 직원만큼 회사에 도움이 되는 직원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뛰어난 직원들은 아무데서나 열심을 내지는 않는다. 고용인들이 피고용인을 평가하는 것처럼 피고용인도 고용인과 일자리를 평가하여 좋은 기업, 좋은 일자리를 만날 때 주인처럼 일하고 싶어 한다. 주인의식은 단순히 이익에 대한 소유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업무관리의 주도성을 포함하는 의미이기도 하다. 업무에 대한 프로세스 오너십을 말하는 것이다. 그런 사람은 자신의 일을 더 효과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면서 개선하고 혁신해 나간다. 그런 의미에서 주인의식은 오너십(ownership)만이 아니라 책임감(responsibility)을 내포하는 말이다.
심리학 용어에 ‘사회적 태만(social loafing)'이라는 말이 있다. 팀원들이 나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으로 솔선하지 않고 태만에 빠진 상태를 말한다. 태만한 팀을 지배하는 실패를 극복하기 위해 ‘더 팀'(The Team)의 저자인 ‘아사노고지'는 조직을 만들 때 구성원들의 주인의식을 키우는 방법을 제안한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팀을 만들었지만 어벤저스 같은 팀이 되기는커녕, 혼자 활동할 때보다도 못한 결과를 내놓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잘되는 팀과 안 되는 팀의 차이는 어디에 있을까? 전쟁처럼 치열한 비즈니스 현장에서 탁월한 성과를 올리고 경쟁력을 높이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저자는 리더가 ‘주인의식을 가져보자'라고 외치는 것은 가장 어리석은 방법이라고 말한다. 오히려 승리의 기술을 높이는 자연스러운 장치 ‘팀의 법칙'이 필요하다고 주문한다. ‘나 하나쯤이야'라고 생각하는 태만의 함정에 빠지기 시작하면 팀 파워는 순식간에 해체되고 목표에서 멀어진다.
건강한 팀을 관리하는 방법을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1) 적절한 인원수를 유지하라.
인원수가 적을수록 책임감과 주인의식은 높아진다.
따라서 팀의 인원수가 일정수준에 도달하면 구성원을 나누어
큰 팀 안에 작은 팀이 여러 개 소속된 형태를 만들어 보라.
2)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라.
누가 책임질 것인가에 대한 소재가 불분명하면 책임의식, 주인의식도 저하된다.
3) 참여감을 느끼도록 하라.
여러 의사결정이 자신과 무관하게 진행되면 남의 일처럼 느끼고 무관심해진다.
주인의식이 철저한 구성원들은 위기를 직면할 때도 두려워하지 않고 당당하게 대처한다. 난관을 돌파하는 용기와 고통을 분담하는 인내심도 주인의식이 없으면 결코 지속되기 힘들다.
열정의 핵심에는 주인의식이 있다. 이것을 심리적 주인의식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할 때 사람들은 열정을 보인다는 것이다. 주인의식에 더 필요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최고지향'이다. 시키는 일만 하는 사람이라면 끊임없는 도전정신과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려고 시도하지 않을 것이다. 도전이란 싸움을 거는 것이다. 성공하기 어려운 사업이나 기록경신에 맞서는 것은 도전이며 싸움이다.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이를 통해 삶을 더 가치 있게 만드는 의미 있는 도전이다. 이러한 도전 정신은 주인의식을 기반으로 할 때 지속력을 가진다.
최근 베스트셀러가 된 <네이비 씰, 승리의 기술>의 주제는 ‘극한의 오너십(Extreme Ownership)'이다. 주인의식과 같은 맥락의 정신이다. 여기서 ‘극한의 오너십'이란 어떤 상황에서도 변명하거나 회피하지 않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모든 일들을 자기 책임이라고 여기고 높은 책임감과 주인의식을 갖는 것이라고 말한다. 결과가 실패하든 성공하든 관계없이 자신이 모든 걸 책임진다는 의식이다. 주인의식을 가진 사람은 잘잘못을 따지는 것보다 해결책을 찾아낸다. 자존심을 내세우기보다 겸허하게 실패를 인정하고 거기서부터 방법을 찾는다. 남의 탓도 하지 않고 변명도 하지 않는다. 장애물을 만나면 대안을 궁리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극한의 오너십'은 이런 자존심을 경계하고 겸손해질 것을 요구한다.
조직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사람들을 이끌고 가는 일은 가히 예술에 가깝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며 거기엔 특별한 방법도 없다. 때로는 보이는 것 너머에 있는 보이지 않는 세계를 볼 수도 있어야 한다. 문제는 산적하고 길은 보이지 않을 때 ‘제가 한번 해 보겠습니다' 라고 말하는 사람.... 실수했을 때 ‘제 책임입니다' 라고 말하는 사람.... 그가 바로 주인의식을 가진 사람이 아닐까?
허준의 동의보감 <잡병편(雜病篇)>에 보면 ‘통즉불통(通卽不通), 불통즉통(不通卽通)‘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잘 통하면 아프지 않고 통하지 않으면 아프다는 뜻이다. 우리 몸에 기(氣)와 피가 잘 통하지 않으면 늘 이유도 모를 잡병(雜病)에 시달린다. 조직도 마찬가지다. 구성원들 간에 불통(不通)하면 병이 든다. 소통과 리더십의 근간은 신뢰이다. 신뢰 없이는 소통도 불가능하고 리더의 영향력도 구성원에게 미치기 어렵다. 반대로 신뢰가 바탕에 있으면 일에 대한 흥미도 생기고 조직에 대한 자부심도 생기고 결국은 우리 모두 주인이 되는 신바람 나는 일터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이제 휴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휴가철이다. 코로나 방역이 강화된 상황으로 과거의 휴가만큼 자유로울 수는 없겠지만,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상반기를 달려오면서 쌓인 피로를 말끔히 털어 버리고, 모든 구성원들이 함께 미래를 꿈꾸는 회사, 구성원들의 열정적인 주인의식으로 인해 자긍심이 충만한 회사,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속으로 뻗어나가는 한미글로벌의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기대한다.
감사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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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시
오세영
8월은
오르는 길을 멈추고
한번쯤 돌아가는 길을
생각하게 만드는 달이다.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가는 파도가 오는 파도를 만나듯
인생이란 가는 것이 또한 오는 것
풀섶에 산나리
초롱꽃이 한창인데
세상은 온통 초록으로 법석이는데
8월은 정상에 오르기 전
한번쯤 녹음에 지쳐
단풍이 드는
가을 산을 생각하는 달이다.